본문 바로가기

강아지와 가족이 된다는 것

요즘 세상에도 다른 사람 강아지를 함부로 만지는 사람이 있다고?

장모치와와

얼마 전 한국에 있는 동생에게 강아지 산책 중 일어난 정말 너무나도 황당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산책을 하다가

공원 벤치에 반려견 장모 치와와 요니 왕자와 함께 앉아있던 동생.

얼마 후 한 남자가 동생과 장모 치와와 요니 왕자가 앉아있는 벤치에 와서 그 옆에 함께 앉았다고 한다. 그러자 낯선

사람을 본 장모 치와와 요니 왕자는 자연스럽게 그에게 다가가 냄새를 맡았다.

그러자 그는 "아이씨, 개가 왜 의자에 앉아있어"라며 동생에게 짜증을 냈다고 한다.

 

그의 언행에 매우 황당했던 동생은 "그럼 다른 벤치도 많은데 왜 굳에 여기에 앉으셨어요?"라며 되받아쳤다.

 

 

장모치와와

그러자 그는 거친 손으로 장모 치와와요니 왕자의 조막만 한 얼굴을 한 대 쳤다고 한다. 결국 화가 머리끝까지 난 동생은

말로 하지 애를 왜 때리냐며 그에게 언성을 높였다고 한다. 동생은 차라리 자기를 때렸으면 그렇게 까지 열내지 않고

순순히 경찰에 신고를 했을 텐데 자신의 반려견인 치와와 요니 왕자의 얼굴을 때리는 순간 자신도 이성을 잃었다고

했다. 

결국 실랑이를 벌이던 끝에 남자는 자리를 옮겼고 시간이 조금 흐른 후에야 동생은 그제서야 잃었던 이성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때리는 강도가 셌던 것은 아니라지만 어떻게 다른 사람의 강아지 얼굴을 그렇게 함부로 칠 수가 있을까?

 

물론 그런 사람들이 도처에 깔려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만나기 힘든 케이스도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세상에는 찾기 힘들지만 사실 십여년 전만 해도 다른 사람의 아기를 허락도 없이 마구 만지는 일이 비일비재했었다. 아마 요즘 새댁들에게는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때만 해도 다른 사람의 아이를 마음대로 만지는 것은 물론 아이들이 있는 앞에서도 담배도 피워대던 시절이니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에티켓이 향상된 것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장모치와와

현재 내가 지내고 있는 뉴욕에서는 대부분 강아지가 너무 귀여울 때면 만져봐도 되느냐고 보호자에게 허락을

먼저 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려견 공원이라던지 애견 카페처럼 강아지를 좋아하는 사람들만 모여 있어서

서로의 강아지를 예뻐할 것이고 만질 수도 있다는 무언의 합의(?)같은 것이 이루어진 장소가 아니라면 사람들은

대개 강아지를 만져봐도 되는지 강아지가 혹시 물지는 않는지 예의를 갖춰 묻고 심지어 아이들조차도 그렇게 행동한다. 

아이들은 당연히 아이들의 부모가 그렇게 하는 것을 봐왔기 때문에 당연히 그런 에티켓을 체득했을 것이다.

 

요즘 한국에도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고 그것이 하나의 문화를 자리 잡고있는데 반해 아직도 몰지각한 사고로

강아지를 대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모든 사람이 강아지를 좋아할 수는 없다 그리고 반드시 그럴 필요도 없다.

그건 개인의 자유니까. 하지만 누군가에게 반려견은 단순히 '개'가 아니라 소중한 가족 구성원 중 일부라는 것을 부디

모든 사람이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나의 강아지가 소중한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강아지와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 개개인도 모두 소중한 존재들이라는 것을 가끔 까먹는 보호자들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한 기사를 통해 메이저 항공사 비행기 내에서 있었던 일이다. 비행기 이륙 후 한 남성이 항공사 측을 찾아 강아지를 데리고 탑승한 여성에 대해 컴플레인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남성은 강아지와 동반 탑승한 여성과 한 비행기에 탑승했던 사람으로 강아지 털 알레르기가 있던 승객이었다. 강아지는

비행기에 탑승할 경우 함께 탑승한 다른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이동 가방 밖으로는 나오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장시간 비행에서 가방에만 있을 강아지가 걱정되었던 여성 승객은 수시로 강아지를 밖으로 꺼내주었고 승무원들이 연거푸 주의를 주었지만 이 같은 행동을 계속했던 것 같다. 이에 강아지 털 알레르기로 인해 불편함을 느꼈던 남성 승객은 결국 이륙 후 항공사 측을 통해 컴플레인을 했고 그 여성을 처벌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까지 물었다고 했다. 당황한 항공사 직원은 승객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를 했고 현재로서는 처벌 기준은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기사를 읽는 내내 나는 남에 일같지가 않았다. 사실 나도 얼마 후면 장작 15시간의 비행을 반려견과 함께 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 강아지를 그 긴 시간 동안 이동 장안에만 가둬둔다는 생각만 하면 걱정이 앞서곤 했고 옆자리에 사람이 앉지 않으면 몰래 꺼내놓고 있어야겠다'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 기사를 읽고 나닌 혹시라도 강아지 털 알레르기라도 있는 승객이 주변에 앉아 있을 경우 그 사람이 겪어야 할 고통에 대해 생각하니 강아지에게는

미안하더라도 반드시 원칙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신 비행 몇 달 전부터 꾸준히 기내용 이동가방에 들어가 있는 시간을 차츰 늘려줌으로써 강아지가 비행기 안에서 최대한 긴장하지 않고 있을 수 있도록 훈련을 해주는 것이 보호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산책을 나가기 전에 일부러 무거운 이동 가방을 들고 가게 되었다.

 

사실 산책을 나갈 때는 리드줄 하나만 착용하고 가면 되지만 강아지에게 기내용 이동가방에 들어가서 나를 기다리는 훈련을 하고 밖에 나가서 이동 가방에서 꺼내 주고 간식을 주는 훈련을 반복함으로써 이 이동가방 안에 들어가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한 여름에 무거운 이동 가방은 한시간씩 들고 산책을 다니려면 어깨도 아프고 체감 온도가 몇 도는 더 올라가는 듯한 느낌이지만 비행기 안에서 규칙을 어기고 강아지를 몰래 꺼내 주어 다른 승객에게 불편함을 주는 일을 만드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면 이 정도 불편함을 충분히 감수할만하다.

 

강아지를 키우지 않는 사람도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을 배려해야하지만 반대로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도 강아지를 키우지 않고 강아지에 대해 전혀 관심과 애정이 없는 이 도시에 함께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는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