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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와 가족이 된다는 것

1살도 안된 치와와 요니 슬개골 탈구3기말 진단을 받다. (슬개골 탈구 예방법)

1살도 안된 치와와 요니 슬개골 탈구3기말 진단을 받다. (슬개골 탈구 예방법)

 

 

장모치와와

 

부모님과 동생이 한국에서 키우고 있는 강아지 장모 치와와 요니가 얼마 전 슬개골 탈구 3기 말 진단을 받고 가족들은 그야말로 패닉 상태가 되어버렸다. 사실 강아지도 사람처럼 나이가 들면 늙고 여기저기 아픈 곳이 생기기 마련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아직 한 살도 채 안된 아기 강아지가 무릎뼈가 좋지 않다는 진단을 받은 것은 가족들에게는 그야말로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었다.

나는 아직 요니를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사진으로 항상 접하고 부모님과 영상 통화를 할 때면 자주 얼굴을 보곤 했던 요니가 슬개골 탈구 진단을 받았다는 것은 나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또한 나역시 요니와 같은 종인 장모 치와와 모모를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소형견의 슬개골 탈구가 피부로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사건의 전말은 이러했다. 주말쯤 장난감으로 치와와 요니와 놀아주던 동생이 물어오라고 던져준 장난감을 가지러 가다가 갑자기 요니가 다리를 삐끗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더니 약 30초간 비명을 질렀다고 한다. 놀란 가족들은 요니가 차분해지자 곧 요니의 상태를 살피고 다리를 만져주고 핫팩으로 온찜질을 해주었다고 한다. 그러자 다행히 요니는 조금 진정된 듯 보였고 잠시 후 가족들의 걱정과는 달리 다시 잘 걷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강아지가 지른 비명 소리가 예사롭지 않다고 느꼈던 동생은 병원에 가봐야겠다고 생각했고 월요일 퇴근 후에 가보려했지만 딸의 퇴근이 늦어져 병원에 강아지를 데려가지 못할까 걱정된 아빠가 먼저 점심시간을 이용해 집 근처 동물병원을 찾았다.

 

요니의 다리 상태를 보신 의사 선생님께서는 요니에게 슬개골 탈구 3기 말을 진단하셨다. '평소에도 마음이 약하고 어린 시절 나를 병원에 데려가서도 주사 맞는 모습을 차마 지켜보지 못 할 정도로 여린 아빠가 얼마나 놀라셨을까' 하는 걱정이 됐다. 하지만 내 걱정과는 달리 '강아지 슬개골'이 뭔지도 모르는 아빠는 차분히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보호자로서 물어야 할 내용들을 꼼꼼히 물어보신 후 동생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강아지를 집에 데려오고 모든 케어를 주관해서 하고 있는 동생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불행히도 그녀의 26번째 생일 바로 전 날이었다. 걱정을 떨치지 못한채 회사에서 겨우 겨우 업무를 마쳤을 동생은 퇴근 후 긴장된 마음으로 동물 병원을 찾았고 의사 선생님께서는 아빠에게 했던 설명을 또다시 반복해 동생에게 해주셨고 슬개골의 해부학적 구조까지 알려주시며 이 질환에 대한 설명을 차근차근 들려주셨다고 한다.

 

참고로 내가 살고 있는 뉴욕에서는 일단 병원에 들어가면 기본 진료비가 $50로 한화 기준 6만원 정도를 받지만 대개 이렇게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실제 내가 얼마 전 모모 항체 검사 때문에 병원을 찾았을 때 슬개골을 봐달라고 말씀드렸지만 몇 기인지는커녕 그냥 안 좋다는 말만 계속 반복하셔서 속으로 '에효, 그냥 한국 가서 다른 병원 가서 자세히 물어봐야지'하고 체념했던 일도 있었다.

 

뉴욕에 있는 한국 동물 병원과는 달리 아빠와 동생이 찾은 동물 병원에서는 그렇게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셨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모든 접종과 중성화 수술도 그 병원에서 해서인지 진료비 한 푼을 받지 않으셨다고 한다. 뉴욕에서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기에 나는 내가 잘못 들은것이 아닌지 몇 번이고 그 사실을 되물어볼 정도로 놀랐다.

 

어쨌든 결과는 이제 한 살도 채 안된 치와와 요니의 한 쪽 다리는 슬개골 탈구 3기 말, 그리고 나머지 한쪽 뒷다리는 슬개골 1기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놀랍게도 주말에 장난감을 잡으려고 달려가다가 통증을 호소한 다리는 슬개골 탈구 3기 말인 다리가 아니라 슬개골 1기 판정을 받았다.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3기 말이 된 다리는 이미 몇 차례 통증이 있었을 테지만 슬개골이 아예 빠지는 것이 적응이 되면서 오히려 익숙해졌을 테고 이번에 슬개골 탈구가 시작된 쪽에서 큰 통증이 있어서 아마 비명을 질렀을 것이라고 했다.

 

동생은 집에 와서 요니를 가만히 살펴보니 슬개골 탈구 3기를 받은 쪽 뒷다리를 바닥에 잘 딛지 않는 모습들이 이제서야 눈에 들어왔다고 한다. 아직 한 살도 채 되지 않은 퍼피 요니가 건강이 안 좋을 것이라는 생각은 아마 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의사 선생님과 상의한 끝에 요니는 8월에 슬개골 수술을 받기로 했다. 다행히 내가 한국에 돌아가서 자가격리 기간을 마치고 모두들 출근해도 요니를 전담으로 케어해줄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우리 가족과 같은 보호자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 강아지는 아직 어리니까 괜찮을꺼야.' '우리 애는 아픈데 없이 맨날 잘 뛰어노니까 걱정 없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강아지는 아프다는 표현을 하지 못 할 뿐 아니라 본능적으로 아픈 것을 숨기려고 하는 행동이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 우리 강아지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 날 치와와 요니의 소식을 듣고 새벽까지 걱정되는 마음에 슬개골 탈구 수술과 관련된 정보들을 찾아보고 심란해하던 나는 내 옆에 쎄근쎄근 잠들어 있는 치와와 모모 공주를 보며 생각했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는 마음을 버리고 해 줄 수 있는 케어는 다 해주자'라고.

 

특히나 세상에서 가장 작은 견종인 치와와는 다리도 굉장히 얇기 때문에 슬개골 탈구가 가장 흔하게 생기는 견종이기도 하기 때문에 치와와를 키우는 보호자들과 또 치와와외에도 슬개골 탈구가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진 포메라니안과 말티즈, 요크셔테리어나 푸들을 기르고 있는 보호자분들이라면 주의를 기울였으면 한다.

 

 

장모치와와

 

1. 강아지가 두 발로 서게 하지 않기!!!

두 발로 서는 행동을 했을 때 안아주는 것으로 두 발로 서는 행동을 하면 보상이 이루어진다는 잘못된 훈육을 하지 않기!

(사실 내 경우에도 내가 책상 앞에 앉아 있을 때 와서 내 다리에 두 발로 매달리거나 하면 너무 귀여워서 안아주기도 하고 소파에 앉아 있을 때도 두 발로 매달리면 안아서 소파에 올려주기도 했지만 보호자들의 이런 행동은 강아지에게 두 발로 서는 것을 잘 한 행동이라고 말해주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2. 바닥에 미끄럼 방지 매트 깔아주기!!!

실내 생활을 하는 강아지들이 하루의 거의 대부분을 보내는 집안의 바닥이 미끄럽다면 강아지는 하루 종일 편하게 걸을 수 없고 이때마다 슬개골은 점점 더 있어야 할 위치에 있지 않고 안쪽으로나 바깥쪽으로 빠져 결국에는 슬개골 탈구를 만들거나 또는 이미 생긴 경우 경과를 더 빠르게 진행시킬 수 있다. 그러니 집안 전체를 카펫이나 매트를 까는 것이 힘들다면 우리 강아지들이 가장 많이 활동하는 거실 부분이나 강아지들의 보행로에라도 매트를 깔아주는 것으로 강아지들이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자. 그냥 장판이나 마룻바닥을 걷는 강아지는 사람의 경우 하이힐을 신고 하루 종일 걷는 정도의 피로감과 대미지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3.토그립으로 강아지의 미끄러움을 최소화시켜주자!

강아지의 발톱에 끼우는 토그립은 강아지들이 실내 생활에서 더욱더 편하게 뛰고 걸을 수 있는 아주 좋은 제품이다. 현실적으로 집안 전체를 매트나 카펫으로 커버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토그립과 매트를 함께 사용해서 강아지들이 편리하게 활동할 수 있도로 도와줄 수 있는 방법도 있다.

 

4. 소파나 침대에는 반드시 계단을 설치해주자.

슬개골 탈구는 유전적 요소가 크지만 주된 원인은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고 또 올라가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사람들에게 편리한 침대나 소파는 강아지들의 다리 건강에는 좋지 않은 가구이기 때문에 저상 소파나 저상 침대를 사용하는 방법과 계단 또는 슬라이드를 설치해주는 방법이 있다. 계단과 슬라이드 중에서는 슬라이드가 강아지들의 다리 건강에 더 좋다고 하니 아직 구입하지 않은 상태라면 계단보다는 슬라이드를 구입하도록 하자.

 

5. 계단이 많거나 높을 때는 안아서 이동시켜주기.

사실 나는 미국에 살면서 한국인들처럼 강아지를 아기 다루듯이 하는 사람은 많이 보지 못했다. 그들은 주로 강아지를 친구처럼 대하는 것 같다. 그래서 아마 어떤 이들은 계단이 나왔다고 해서 강아지를 안아서 이동시키다면 유별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슬개골이 약한 소형견들에게 높은 계단이나 계단 수가 많은 경우 슬개골에 무리가 될 수 있으므로 남들이 뭐라고 생각하건 강아지를 안아서 옮겨주는 것이 좋다.

 

6. 강아지 관절 보조제 챙겨주기.

사실 강아지 관절 보조제는 슬개골 탈구를 막아주는 제품은 절대 아니다. 예를 들어 이미 기울어진 건물에 페인트칠을 해서 덧댄다고 해서 건물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는 없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관절 보조제를 먹임으로써 관절염 등을 예방해 줄 수 있고 강아지에게 생길 수 있는 통증들을 덜어줄 수는 있다. 관절 보조제의 경우 전문가들마다도 약간씩 다른 의견을 보이기는 하지만 내 경우에는 영양제 한 알에 관절에도 도움을 주는 제품으로 한 번에 챙겨주고 있다. 

 

7. 터그놀이할 때 강아지 다리에 무리가 가지 않게 조심하기.

강아지들이 터그 놀이를 하는 모습을 보면 오로지 거기에만 집중하는 모습이다. 또 그러다 보면 뒷다리에도 힘이 지나치게 들어가고 내가 힘을 너무 주게 되면 강아지가 힘을 주고 있는 뒷다리는 미끄러지듯 내 쪽으로 끌려올 수밖에 없다. 슬개골 탈구의 원인 중 하나인 마찰과 관련된 부분이므로 평소 놀이를 할 때도 강아지가 다리에 너무 힘을 주지 않도록 유도하면서 놀아 줄 필요가 있다.

 

8. 평소 꾸준히 하루 20분 이상의 산책으로 다리 근육 강화시켜주기!

슬개골 탈구가 한 번 시작되고 나면 아픈 다리를 점점 쓰지 않게 되면서 그 쪽 다리에 근육들이 퇴화되게 되고 그러면서 다리는 점점 약해져 슬개골 탈구는 더 급속히 진행되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아직 다리가 건강하나 슬개골 탈구 1기 또는 2기의 초기 단계라면 꾸준한 산책으로 강아지의 다리 근육을 튼튼하게 만들어 주도록 한다. 이때 매일 조금씩 꾸준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 번에 몰아서 많이 하는 것은 절대 금물! 특히 소형견들에게 지나친 걷기 운동은 무리가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잊지 말자!

 

9.3기 이상 진행된 경우라면 지나친 운동이나 산에 오르는 산책은 금물!

슬개곩 탈구가 이미 3기 이상으로 진행된 상태에서 무리한 운동을 시키는 것은 상태를 더 악화시키는 일이기 때문에 무리가 될 수 있는 운동이나 산에 오르는 것과 같은 격한 산책은 피하는 것이 좋다.

 

10.평소 발털과 발톱관리를 신경써준다!

강아지들의 경우 대부분 발을 만지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본능적으로 발은 공격을 할 때 하는 부위이기 때문에 보호자라고 할지라도 누군가가 발을 만질 때 거부 반응을 보이는 것은 강아지들의 본능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발털이 수북하게 자라 있으면 강아지들은 보행시 더욱 미끄러울 수 밖에 없다. 발톱도 마찬가지로 너무 길어서 바닥에 닿을 정도가 되면 걸을 때 마다 마찰이 되어 걸음걸이를 불편하게 만들게 되며 이것은 간접적으로 슬개골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이다. 많은 보호자들이 이 사실을 잘 알면서도 강아지가 너무 심하게 거부하거나 공격성을 보여 발 관리를 해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조금씩 거부 반응을 줄여주면서 수시로 발을 만져서 발을 만지는 것에 익숙해지게 하며 강아지의 발털과 발톱 관리를 꾸준히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11. 반드시 의사 선생님께 우리 강아지의 슬개골 상태를 진단받도록 한다!

강아지의 슬개골 탈구의 경우 유전적인 이유가 크기 때문에 한 살 이전에도 나타날 수 있다. 그러니 '우리 강아지는 아직 어리니까 괜찮겠지'하는 마음은 버리고 동물 병원을 찾아 수의사 선생님께 진단을 받아보자. 기기를 이용한 검사를 거치지 않고도 촉진으로 만져보기만 해도 슬개골이 빠졌다 원래 대로 돌아가는 상태만 확인하는 것으로 슬개골 탈구 진행 정도를 충분히 알아볼 수 있으니 미리미리 우리 강아지의 슬개골 상태를 체크해 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형견에게 슬개골 탈구는 70퍼센트 이상 발생할 정도로 매우 흔한 질환이므로 많은 보호자들이 혹시나 우리 강아지가 슬개골 탈구가 생겼다고 해도 너무 스스로를 자책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미리미리 예방할 수 있는 수칙들을 잘 지켜줬음에도 이런 일이 발생하면 대개의 마음 약한 보호자들은 스스로를 자책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보호자가 슬퍼하는 감정을 오롯이 함께 느낄 우리 소중한 반려견들에게 이런 슬픈 감정은 전해주지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마냥 슬퍼하고 자책하기보다는 그 때라도 열심히 예방 주고 관리해주고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